나는 당근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익힌 당근이 싫다. 생당근은 아삭아삭하고 단데 익힌 당근은 물컹하면서 다니까 느끼하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카레나 갈비찜에 들어간 당근들은 모두 다 빼고 먹는다, 그런 내가 당근케이크에 빠졌다. 

너무 달지도 않고 당근의 맛이 잘 안느껴진다. 그리고 맛있어!!! 

이 맛있는 케이크는 카페에서 한조각에 4,5천 원은 거뜬히 넘는다. 

후. 기념일도 있고 해서 내가 직접 한번 만들어보기로 했다. 그것도 오븐 없이 밥솥으로! 버터 없이 기름으로!

재료: 당근200g(나는 작은 당근 2개 사용), 밀가루 중력분 150g, 설탕 100g, 베이킹파우더 10g (1 티스푼), 시나몬 파우더 5g(티스푼 ½숟갈), 소금 한 꼬집, 계란 3개, 생크림 150g, 크림치즈 200g. 호두 100g, 포도씨유 100g(카놀라유도 가능) 레몬즙 1 티스푼(없으면 말고)

당근케이크 만들기 1. 깨끗이 씻은 당근을 강판에 갈아준다. 

당근을 고를 때에는 표면이 매끄럽고 단단한 것이 좋다. 이왕이면 흙당근을 사는게 좋은데 흙이 있는 당근이 조금 더 신선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잎이 붙어있는 것이 더 신선한 당근! 그리고 위쪽의 초록색 부분이 작을수록 더 단 당근이다. 

나는 쓱배송으로 받아서 고를 수가 없었지만 ㅠㅠ ㅋㅋ 

아무튼 깨끗이 씻은 당근을 감자칼로 겉 부분을 깎아준 뒤 강판에 갈아준다. 믹서기에 넣고 갈아도 되지만 그럴 경우에 당근에서 물이 많이 나와서 식감도 좋지 않고 익혔을 때 덜 맛있다고 한다... 나도 어디서 글을 읽고 사랑하는 사람이 먹을 거니까 열심히 강판에 갈았다. 씹는 맛을 더 느끼고 싶은 사람은 강판에서 채칼부분에 대고 갈아준다. 나는 당근 씹기 싫으므로 최대한 가늘게 ㅋㅋ 

 

 

당근케이크 만들기 2. 갈아둔 당근에 밀가루 150g , 베이킹소다 10g(티스푼), 시나몬가루 5g(½스푼), 소 금한 꼬집을 넣고 체에 쳐서 넣어준다. 

나는 계량 저울이 없어서 계량컵에 150ml 선에 맞추어서 넣고 티스푼을 이용하여 계량하였다. 

이때 계피향을 좋아하는 사람은 시나몬가루 더 넣어도 됨!! 

당근케이크 만들기 3. 계란3개(대란은2개)와 포도씨유 100g, 설탕 100g, 호두 100g(한주먹 정도)을  먹기 좋은 크기로 다져서 넣고 섞어준다. 

이때 포도씨유 대신에 식물성 기름 다 사용이 가능한데 올리브유는 안된다. 올리브유는 향이 강해서 다른 음식의 맛을 방해할 수 있다.

당근케이크 만들기 4. 밥솥의 겉면에 기름칠을 하고 반죽을 넣은 뒤 바닥에 탕탕 내리쳐 속의 공기를 빼주고 취사 버튼을 눌러준다. (20 분하고 쉬고 다시 20분 총 40분)

기름칠을 하는 이유는 나중에 빼기 쉬우라고! 이거 빼먹으면 애써 만든 케이크를 망칠 수 있으니 꼭!

당근케이크 만들기 5. 케이크 시트가 만들어질 동안 겉과 속에 들어갈 크림치즈 필링을 만들어준다. 

생크림 150g을 먼저 열심히 휘저어 휘핑크림 형태로 만들어준다. 

어느정도 꾸덕해지면 크림치즈 200g과 레몬즙 1 티스푼을 넣고 섞어준다. 완성한 필링은 냉장고에 잠시 대기!

이때 맛을 보고 치즈맛을 더 추가하고 싶으면 크림치즈를 양을 더 넣어주어도 된다. 

당근케이크 만들기 5. 밥솥에서 시트를 꺼내서 식혀준다. 식은 뒤 필링을 넣을 수 있게 반으로 잘라준다.  

나의 소박한 전기밥솥은 취사 종류 및 시간을 선택하는 기능이 없어서 20분 후 식혔다가 뒤집어 꺼낸 뒤 다시 반대로 넣어서 20분을 더해주었다. 그랬더니 양면으로 평평하게 보기 좋게 익었다. 

당근케이크 만들기 6. 시트 위에 준비해 둔 크림치즈 필링을 평평하게 발라준다. 

당근케이크 만들기 7. 위에 시트를 하나 더 덮고 겉면에도 예쁘게 크림치즈 필링을 발라주면 완성! 

완성 모습!! ㅎㅎ 나는 위에 글자를 만들어야 해서 급하게 초코볼을 올렸는데 초코펜으로 당근을 그리면 더 예뻤을 것 같다. 

솔직히 내가 만들었지만 너무 맛있었다.  생크림 휘핑 칠 때나 당근을 강판에 갈 때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러고 있나 하고 있었는데 결과물은 진짜 대 만족!!!!! 

손수 만든 케이크가 필요한 사람들 중에 오븐이 없는 사람들은 이 레시피를 강력 추천한다. 

일단 중력분 밀가루를 쓰니까 버려지는 밀가루도 별로 없고 버터도 필요 없으니 아마 새로 구매해야 하는 것들이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베이킹은 자질구레하게 필요한 것들이 많아서 한번 쓰고 못쓰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레시피는 그런 게 없어서 좋다. 

시나몬 파우더는 나중에 꿀이랑 코젤 흑맥주랑 먹으면 된다 ㅋㅋ 

이제 나는 케이크도 만들 줄 아는 여자가 되었다. 완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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